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확대해 한국을 참여시키는 구상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28일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 발언을 근거로 일본 정부 고위 관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G7 확대 구상과 이 과정에서의 한국의 참가를 반대한다는 뜻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는 다르다며 우려를 표명하고서 현재의 G7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밝혔다. 일본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 화해를 우선시하며 친 중국 성향을 보인다며 문제 삼았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교도통신이 보도한 이 같은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G7 확대 구상에 관해 '일본과 미국 사이에 긴밀하게 대화하고 있다', '올해 G7 정상회의 일정과 개최 형태에 대해서는 의장국인 미국이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수준의 언급만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이나 캐나다가 확대 대상국으로 거론된 러시아의 참여에 이미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굳이 전면에 나설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일본이 한국의 참가에 반대한 것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G7 회원국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과 아베 신조 정권의 의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역사 문제를 제기할 것을 경계한 측면도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의장국의 G7 회원국 외 국가를 초대하는 이른바 '아웃리치' 형태로 한국을 일시 참석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이번 달 개최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 무렵으로 연기할 생각이며 한국을 참여시키고 싶다는 뜻을 지난달 말 밝혔다.

청와대의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는 G7에 관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G11이나 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뜻을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