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노키아 인수·수출입은행 통한 지원 등 고려
"대중국 기술경쟁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줘"
"미 정부, 화웨이 견제 위해 5G 시장개입 방안 논의 중"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에 개입하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 기관이 화웨이의 경쟁사인 스웨덴의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를 직접 지원하거나, 이들 업체를 미국 업체가 인수토록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런 구상은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 얼마나 전념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WSJ은 진단했다.

올 초 미 행정부와 의회 당국자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컨소시엄이 노키아나 에릭슨에 직접 투자하는 구상을 논의했다고 WSJ은 전했다.

뉴욕의 서버러스(Cerberus) 등 사모펀드들이 이 계획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2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노키아, 에릭슨 등의 지배적 지분 확보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WSJ은 최근 들어 노키아, 에릭슨의 주가 상승에 따라 관련 논의는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미국 통신장비업체가 에릭슨, 노키아를 인수토록 하는 것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통신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의 척 로빈스 최고경영자(CEO)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자사가 유럽 장비업체를 전체 혹은 부분 인수하는 계획을 논의했다.

"미 정부, 화웨이 견제 위해 5G 시장개입 방안 논의 중"

사안을 아는 한 관계자는 "당시 로빈스 CEO는 미국이 뒤처지지 않길 바랐다"고 WSJ에 전했다.

그는 다만 시스코는 별도의 정부 인센티브 없이 노키아, 에릭슨 같은 저수익 사업에 투자할 의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무선 통신업체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다양한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따로 공수하도록 정부가 압박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현재 통신업체들은 대개 여러 스프트웨어나 장비를 한 공급자로부터 한꺼번에 구매해 경쟁이 저하되는 측면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정부가 공급자 다변화를 강제하면 미국의 신생업체들이 무선 네트워크 사업에 참여할 기반이 형성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노키아의 미주 정책국장 브라이언 헨드릭스는 "일부는 이 방안을 미국 내 산업기반 형성을 촉진할 기회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키아와 에릭슨은 이런 과감한 조치보다는 정부가 수출입은행이나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DFC는 미국 정부가 저소득 국가를 상대로 개발 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2018년에 신설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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