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브머린 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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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페이스북이 태평양 해저에 설치하고 있는 인터넷 광케이블의 최종 목적지를 홍콩 대신 싱가포르 등 다른 장소로 물색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안보 등을 이유로 해저 케이블이 홍콩을 통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뒤 나온 움직임이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은 미 정부의 경고 이후 태평양 해저 케이블 계획을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토머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장소를 선택할 때는 두 번째 장소를 염두에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설치 중인 태평양광케이블네트워크(PLCN)가 홍콩을 제외하고 대만과 필리핀으로만 연결돼야 한다고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권고했다.

2016년 시작된 PLCN 사업은 미국과 아시아 간 통신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1만2800㎞의 광통신 케이블을 태평양 해저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당초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홍콩을 연결하려고 했지만 미 정부의 경고로 홍콩 대신 다른 대체지로 바뀔 전망이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은 홍콩을 넘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등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가장 큰 수혜국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클라우드 컴퓨팅의 관문이자 데이터 허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쿠리안 CEO는 "싱가포르를 통한 데이터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동남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지역은행, 대기업 등이 진출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인도네시아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아마존, MS에 앞서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데이터센터를 최근 세웠다. 구글은 내년에는 인도 뉴델리에도 데이터센터를 열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