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동을 재개한 미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미 보건 전문가들은 향후 2주간이 재확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은 미 하원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하루 3만 명을 넘기는 추세”라며 “뉴욕주 등은 확진자가 줄고 있지만 다른 곳에선 지역사회 감염이 급증해 불안한 상태라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경제 재개도 차례로 서서히 하지 않으면 그동안 조심해온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2주간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검사를 실시하는 등 당국의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미국 주의 절반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는데, 이는 단순히 검사를 많이 해서가 아니다”고 거들었다.

이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난 것은 검사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며 검사를 늦추라고 수차례 발언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중 절반인 25개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 코로나19 초기 뉴욕 등 동부 도시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던 것과 달리 이번엔 봉쇄 조치를 일찍 해제한 남부와 서부 일대 확산세가 강하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선 이날 하루에만 코로나19 환자가 각각 5000명 넘게 늘었다. 애리조나는 약 3600명이 감염돼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