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발발 70주년 캠페인…참전용사 얼굴 사진 인쇄한 차량 도심 운행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호주 시드니에서 참전용사 8인의 70년 전 얼굴 사진을 붙인 경전철이 도심 운행을 시작됐다.

호주 시드니 경전철, 한국전 참전용사 8인 '얼굴' 싣고 달린다

경전철 차량이 역으로 들어오자 기다리던 한국전 참전용사 88세의 이안 크로포드 예비역 해군 제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정차한 차량 출입문 옆에 인쇄된 자신의 18세 때 흑백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 속에서는 젊은 병사가 환하게 웃고 있고, 사진 밖에서도 주름살투성이 노병이 활짝 웃었다.

24일(현지시간) 아침 8시 호주 시드니 센트럴역에서 열린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시드니 경전철 캠페인 개막 행사의 한 장면이다.

크로포드 전 해군 제독은 "한국전에 참전하기 직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원해서 찍은 사진"이라면서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이렇게 기념하는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17세에 호주 해군에 입대한 그는 한국전에 참전해서 인천상륙작전과 유엔군 철수작전 등에 관여했다.

호주 시드니 경전철, 한국전 참전용사 8인 '얼굴' 싣고 달린다
시드니 경전철 한국전 캠페인은 크로포드 전 제독 외에도 종군 간호사로 참여한 그레이스 버리, 호주 원주민 출신 병사 스티브 도드, 20세 나이에 뛰어난 전투 지도력을 보인 브라이언 쿠퍼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참전용사들과 그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아침 일찍부터 호주 공영 ABC 방송과 2GB 라디오 등 현지 언론인들이 몰려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제프 리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보훈장관 대리는 기념사에서 "한국을 지키기 위해 호주 군인 1만 7000명이 한국전에 참전했다"면서 "이번 경전철 캠페인을 통해 많은 시민이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상우 주시드니 총영사는 "세월이 흐르면서 생존 호주 참전용사들의 숫자가 점점 줄고 있어 안타깝다.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인들은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시드니 총영사관과 한국문화원이 기획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시드니 경전철 캠페인은 앞으로 5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호주 시드니 경전철, 한국전 참전용사 8인 '얼굴' 싣고 달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