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옛 소비에트연방 시절 수준으로 낮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휘청거리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19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 5.50%보다 1%포인트 낮은 연 4.50%로 내렸다. CNBC에 따르면 이는 소련 붕괴 이래 최저 수준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4월 기준금리를 연 6.50%에서 0.5%포인트만큼 낮춘지 약 두 달만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초엔 기준금리를 연 6%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 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제 활동에 부담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가 하방 압력이 더욱 커졌다"며 "물가 상승을 위한 단기 조치는 이미 대부분 소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때문에 2021년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4%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하 이유를 설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 2분기 러시아 GDP는 예상보다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경제 전망에 따라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코로나19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누적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국가다. 이날 기준 약 56만9000명에 달한다. 이날 러시아 당국은 러시아 전국 83개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7972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누적 코로나19 사망자는 7800명을 넘었다.

국제 유가가 올초 대비 크게 낮아진 것도 러시아 경제가 휘청이는 이유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1월 50달러 중반~60달러 중반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선 30달러 후반~40달러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는 연간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GDP에서 에너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전체 노동력의 1.5%가 에너지업계에서 일한다.

러시아는 올해 예산안을 우랄산 원유가 배럴당 42.4달러에 팔린다는 전제를 두고 마련했다. 유가가 이 이하로 떨어지면 적자다. 이날 우랄산 원유 근월물은 배럴당 40.4달러에 손바뀜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