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올 여름 텍사스에 새 전기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미국 남서부에 대형 모델의 조립 공장을 이르면 3분기 초 착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규 공장은 텍사스 혹은 오클라호마 등에 세울 계획이며 생산차량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측은 텍사스 주정부 관계자들에게 지난주 공문을 보내 이 같은 계획을 알렸다. 테슬라는 “오스틴 인근 400만~500만 평방피트(ft2)(약 14만평) 규모의 부지에 전기차 조립공장을 세우고 싶다”면서 “100억달러를 투자해 5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또 “텍사스주에 공장을 세우려면 오클라호마주보다 세제 등 더 나은 혜택을 달라”고 요구했다. 텍사스 주정부는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에만 공장이 있다. 지난달 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다른 주(州)로 옮기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지방정부를 상대로 소송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더 카운티의 프리먼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은 주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을 내리면서 지난 3월 말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5월 초 캘리포니아주가 일부 소매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자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일정을 앞당겨 조업을 일부 재개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앨러미더 카운티가 이를 제지했다. 에리카 팬 보건국장 대행은 “봉쇄 조치를 시행 중이기 때문에 테슬라는 생산을 재개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은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선출되지 않은 무식한 보건국장 대행이 헌법적 자유를 거슬러 행동한다”고 극언을 퍼부었다.

머스크는 또 “프리먼트 공장의 생산을 유지할지는 앞으로 테슬라가 어떤 대접을 받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 남은 마지막 자동차업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릴리 메이 프리먼트 시장은 조업 재개 허용에 대해 기업들과 다시 협력하겠다며 “봉쇄령으로 인해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테슬라가 주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공장 이전을 언급하자 텍사스는 물론 조지아, 네바다, 유타, 오클라호마 등 많은 주정부에서 “공장 부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러브콜’을 보내는 등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텍사스는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봉쇄령을 해제하고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곳이다. 텍사스는 주 법인세와 개인소득세가 없는 데다 환경 등 각종 규제가 다른 주보다 느슨하다. 반면 캘리포니아는 법인세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고 기업 활동에 대한 잣대가 엄격한 편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