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경제적인 교류가 가장 활발한 한국, 중국, 미국, 대만 등 4개 나라의 입국규제를 완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본의 공항 PCR(유전자) 검사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본에 입국하는 한국인은 하루 평균 2만700명, 한국으로 출국하는 일본인은 8100명으로 매일 2만8800명이 오갔다. 하루 평균 3만400명(일본 입국 2만3000명, 중국 출국 7400명)이 왕래한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왕래가 잦은 나라다. 하루 평균 1만8400명과 1만3800명이 오고간 대만과 미국을 합치면 9만1400명으로 전체 출입국자 13만7400명의 67%에 달한다.

반면 일본이 가장 먼저 입국제한을 완화하기로 한 베트남, 태국, 호주, 뉴질랜드 4개국의 일일 평균 출입국자는 1만4300명. 특히 일본 입국자는 5900명으로 한국 등 4개국의 10%도 안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국가별 하루 평균 일본 출입국자수(그래픽=니혼게이자이신문)

코로나19 발생 이전 국가별 하루 평균 일본 출입국자수(그래픽=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정부는 상대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 중국, 대만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수습에 성과를 거둔 나라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국가간 이동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한 유럽에 비해서도 훨씬 양호한 나라들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일본이 경제적인 교류관계가 가장 깊은 한국 등 4개국을 우선 완화대상에 포함시키지 못하는 건 일본 국제공항의 검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현재 일본의 1일 PCR 검사능력은 2300건으로 하루 평균 한국인 입국자의 9분의 1 수준이다.

입국규제를 완화하려면 공항에 도착해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일본은 이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일본이 한국 등 교류가 가장 활발한 4개국에 대한 쇄국을 풀려면 1일 1만명 이상을 검사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쇄국상태는 경제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어떻게든 검사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출입국자 전용 PCR센터 설치를 지시했다.

하지만 악화일로인 한일관계, 미중 관계 등 정치외교적인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국 등 주요국의 입국제한 완화는 가을 이후로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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