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증시 IT 중심 증시 상·하한가 10% → 20%
상장 시 허가제도 등록제로 바꿔 유망 스타트업 유치 시도
"선전, 홍콩 잇는 글로벌 금융허브로 키운다"
중국 선전거래소의 정보기술(IT) 기업 중심 증시인 촹예판(創業板·ChiNext)의 가격제한폭이 10%에서 20%로 두 배 늘어난다. 선전거래소는 이와 함께 상장 절차 간소화 등의 규제 완화로 국내외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금융당국이 촹예판의 하루 가격 변동 제한을 10%에서 20%로 늘리기로 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선전증시 가격제한폭이 1996년 10%로 설정된 이후 20여년 만의 큰 변화다.

중국 본토증시인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의 가격제한폭은 10%다. 유일한 예외는 지난해 출범한 상하이증시 커촹판(科創板·스타보드)의 20%다. 커촹판도 IT 스타트업 중심 증시다. 촹예판과 커촹판은 종종 미국의 나스닥에 빗대 '차스닥'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가 움직임에 상한가, 하한가를 두는 가격제한폭 제도는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돼 왔다. 호재나 악재가 나왔을 때 투자자를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그날 다 반영하도록 할 것인가의 정책적 판단이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은 가격제한폭을 두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홍콩 등 이른바 선진 시장은 가격제한폭을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제한폭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는 가격제한폭이 있으면 악재를 한 번에 털지 못하면 제대로 팔 기회도 없이 하한가가 며칠 동안 이어지는 '자석 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한국은 2015년 15%였던 가격제한폭을 30%로 확대했다.

가격제한폭이 없어지거나 늘어나면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수익 확대 기대와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게 된다. 촹예판의 주요 종목을 담고 있는 각종 지수나, 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의 운용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촹예판에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 중국 최대 축산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원스푸드 등이 상장돼 있다. FTSE차이나A50, CSI300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주요 중국증시 벤치마크에 이 종목들이 포함돼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촹예판 상장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기로 했다. 최근 실적 등의 요건을 대폭 완화해 IT나 바이오 유망 스타트업이 상장할 수 있는 길을 넓혀주는 것이다. 또 상장일부터 5일 동안은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더욱 자유롭게 접근하도록 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선전을 홍콩의 뒤를 잇는 글로벌 금융허브로 키우기 위해 과감한 규제 철폐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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