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들, '쓰레기 투기 말라' 항의한 흑인 목사 집단 구타
맞고도 범죄자 된 흑인 목사, 누명 벗어…때린 백인 5명 체포
백인들에게 폭행을 당하고도 억울하게 범죄 혐의를 뒤집어썼던 미국의 60대 흑인 목사가 누명을 벗게 됐다고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셰넌도어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완전히 뒤바뀐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발생했다.

흑인인 리언 맥크레이 목사는 사건 당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대형 쓰레기통에 냉장고를 무단 폐기하려는 백인 2명을 목격하고, 이를 제지했다.

이에 백인 2명은 다른 3명의 백인과 함께 다시 현장에 나타나 맥크레이 목사를 향해 "너희 흑인은 이 나라에서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너를 죽이겠다"면서 그를 마구 때렸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맥크레이 목사는 합법적으로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꺼내 들었고, 백인들이 멈칫하는 사이 911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맥크레이 목사에게 수갑을 채웠다.

총기를 꺼내 백인들을 위협했다는 혐의였다.

맞고도 범죄자 된 흑인 목사, 누명 벗어…때린 백인 5명 체포
반면 흑인 목사를 마구 때린 백인 5명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맥크레이 목사는 CNN방송에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맥크레이 목사는 이후 셰넌도어 카운티 보안관과의 면담에서 사건을 다시 설명할 기회를 얻게 됐고, 보안관은 맥크레이 목사에 대한 기소 방침을 철회했다.

보안관은 성명에서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권리를 인정하는 수정헌법 제2조에 따라 맥크레이 목사의 총기 보유는 정당한 권리에 해당한다며 목사에게 적용된 총기 위협 혐의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대신 보안관실은 20∼50대 연령의 백인 5명에게 증오범죄, 폭행, 무단침입 혐의를 적용해 모두 기소했다.

보안관실은 흑인 목사를 체포한 경관 2명에 대해선 무급 휴직 조처를 내리고,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