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 도매시장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난 13일 베이징에서는 3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며 모두 이 시장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2020.6.14 [사진=연합뉴스]
14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 도매시장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지난 13일 베이징에서는 3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며 모두 이 시장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2020.6.14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차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신파디 시장을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19가 인근 지역인 랴오닝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랴오닝성 보건 당국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랴오닝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두 명의 코로나19 환자는 모두 베이징 신파디 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얼빈과 다롄을 포함한 10개 이상의 랴오닝성 주요 도시는 주민들에게 베이징에 가지 말 것을 명령하는 한편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사람은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57일 만에 다시 발생한 이후 나흘이 채 안 돼 50명을 넘어선 상황. 지난 4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증가세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중 40명 이상이 베이징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 도매시장 상인이나 손님 등 시장 관련자로 파악돼 '제2의 우한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양펑 연구원은 신파디 시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이 유럽에서 온 것을 발견했다면서 "(해외) 유입과 관련된 것이라고 잠정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오염된 해산물이나 육류, 또는 시장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됐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베이징시는 수입 연어를 절단할 때 쓰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소식에 베이징 시내 식당 메뉴에서 일제히 연어가 사라졌으며 까르푸 등 주요 슈퍼마켓들도 연어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베이징 당국은 지난 13일부터 신파디 시장을 폐쇄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

랴오닝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들도 베이징의 코로나19 재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쑤저우, 하얼빈 등 중국의 여러 도시는 시민들에게 베이징 방문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 퉁지의학원의 공중보건 전문가 펑잔춘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베이징의 상황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한 내 초기 확산 단계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