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도 식민지 건설 장군·극우 정치인 동상 훼손
미국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여파로 미국과 유럽에서 인종차별과 연관된 것으로 지목된 동상 등이 잇따라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과거 노예무역과 관련된 식민주의자 해군 장성과 18년 전 암살된 극우 정치인의 조각상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됐다.

시위대는 17세기 식민지 건설 등을 위해 세워진 네덜란드서인도회사와 관련된 해군 장성 핏 헤인의 조각상에 스프레이로 '살인자', '도둑'이라는 글씨를 써놨다.

이 장군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위대한 해군 영웅 가운데 한명으로 인식되는 인물이다.

또 헤인의 선단에서 지휘관으로 활동했던 비터 더빗의 이름을 딴 이 지역의 한 아트센터에는 붉은색 손 모양의 페인트가 칠해졌다.

아트센터 측은 이후 이름을 다시 짓겠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서도 식민지 건설 장군·극우 정치인 동상 훼손
2002년 암살된 반(反)이슬람, 반(反)이민 성향의 극우 정치인 핌 포르타윈의 조각상은 일부가 검은색 테이프로 감기고 '인종차별주의 반대' 등의 구호로 페인트칠이 됐다.

자신들이 이 같은 행위를 했다고 주장한 한 단체의 활동가들은 인스타그램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네덜란드의 식민주의와 핌 포르타윈의 순교를 찬양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했다"라고 말했다.

잉리트 판엥엘스호번 네덜란드 교육·과학·문화부 장관은 "제도적 인종차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좋지만, 논란이 있는 역사적 인물의 조각상에 마음대로 손을 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