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한국인을 상대로 '말살' 위협을 한 전직 가와사키(川崎) 시 공무원이 체포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나가와(神奈川)현 경찰은 12일 가와사키 시청 공무원으로 지내다가 퇴직한 오기와라 세이이치(荻原誠一·69) 씨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오기와라 씨는 올해 1월 4일과 1월 27일 2차례에 걸쳐 '재일한국조선인을 이 세상에서 말살하자', '후레아이관을 폭파하겠다' 등 내용의 엽서를 가와사키시의 일본인·외국인 교류 시설인 '후레아이관(館)' 에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오기와라 씨는 1월 4일 엽서와 관련한 혐의만 인정하고 남성 직원이 수신인으로 적힌 다른 혐의에 대해선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년 11월 요코하마 시내의 한 여자고등학교에 폭파 예고 협박문을 보낸 혐의로 지난 2일 체포돼 조사를 받던 중 추가 혐의가 확인됐다.

日경찰 '재일한국인 말살' 위협 전직 지방 공무원 체포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기와라 씨는 하수도 관련 부서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다가 약 10년 전에 퇴직했다.

그는 후레아이관에 재일한국인을 위협하는 엽서를 보낸 동기에 대해 "20년 전 같은 직장에 있던 후배가 일하는 곳인데,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 후배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와사키 시립 초중학교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며 오기와라 씨가 연관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후레아이관에 보내진 오기와라 씨의 협박 엽서를 계기로 일본인 법률가들이 '외국인 인권법 연락회'를 조직해 대응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었다.

연락회 측은 지난 2월 재일한국인 등을 겨냥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집단에 대한 차별·혐오 발언)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성명을 작성해 이에 찬동하는 약 4만명의 서명과 함께 법무성에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