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경제 활동 재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는 비상 계획 재가동 지시가 내려졌다.

10일 미 애리조나주 지역 일간지인 애리조나 리퍼블릭에 따르면 지난 6일 일선 병원에 주 보건당국 수장 명의로 코로나19 환자가 몰려들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편지가 도착했다.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이 한계에 가까울 경우 선택적 수술은 연기하라는 권고도 포함됐다.

이는 경제 재개 이후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재개한 지역 중 하나인 애리조나의 경우 경제 재개 이후 환자 수가 115% 증가했다.

통신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한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한 주는 모두 21개에 이른다. 유타와 뉴멕시코는 지난주 감염자 수가 전주 대비 40% 늘어났다.

애리조나주 전직 보건당국 수장은 자택대피령 재발령이나 임시 병원 설립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도 로스앤젤레스와 산타클라라, 프레즈노 등 9개 카운티를 '감시 대상'(watch list)으로 지정했다. 캘리포니아 3900만명 주민 가운데 1800만명이 이 9개 카운티에 거주한다.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이유는 진단 검사 자체가 늘어난 데다, 보건 규제 완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홀해져서다. 단체 모임이 늘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새크라멘토 카운티의 올리비아 카시리 보건국장은 생일파티나 장례식 같은 가족 모임을 통해 감염된 사례가 다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건당국은 최근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로 인한 대규모 시위로 인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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