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과 지난해 10월 중국 우한 티안유 병원 주차량 비교 사진. 미 ABC 방송 화면 캡쳐.

2018년 10월과 지난해 10월 중국 우한 티안유 병원 주차량 비교 사진. 미 ABC 방송 화면 캡쳐.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이미 지난해 여름(8월 말)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알린 시점보다 4개월 전이다.

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중국 우한시에 있는 병원 5곳의 주차장을 촬영한 위성사진과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의 코로나 증상 관련 검색어 증가량 등을 근거로 코로나19가 이미 지난해 8월 발병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한 지역 안에 있는 병원 5곳에 주차된 차량을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주차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우한 내 가장 큰 규모의 병원 중 한 곳인 티안유 병원 주차장에선 2018년 10월 차량 171대가 주차됐지만, 2019년 10월엔 285대로 67%나 늘었다.

우한대학교 중난병원 주차장도 2018년 10월 하루 평균 506대가 주차됐으나, 2019년 10월엔 일평균 640대가 주차돼 26% 늘었다. 우한 통지의과대 주차장은 2018년 10월 일평균 112대가 주차됐지만 1년 뒤엔 214대(91%)로 급증했다.

연구진은 병원 내 주차 차량 수가 환자 수를 가늠하는 일종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진을 이끈 존 브라운스타인 교수는 "병원 내 주차량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했다.

이들 연구진은 인터넷 검색어 추이도 분석했다. 바이두에서 코로나의 대표적 증상인 '감기' '설사' 등의 검색량이 급증한 시기가 우한 병원 내 주차 차량이 늘어난 시점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들 근거만으로 코로나가 지난해 8월 발병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는 코로나 대유행 훨씬 이전부터 우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현재 이 논문은 신뢰도 및 타당성 등을 강화하는 '동료 평가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 관련 연구를 살펴보진 못했으나 차량 통행량으로 이런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매우 황당하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바이러스 기원과 관련, 중국을 향한 음모론이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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