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부 유흥업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숨기고 영업을 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일본 내 코로나19의 대확산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대표적인 유흥가 가부키초의 한 호스트클럽에서 종업원과 손님이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이를 숨기고 계속 영업했다.

이 업소에서 일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된 20대 남성 접객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업소 측이 일부 직원을 쉬게 했을 뿐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영업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이 업소의 한 직원이 지난달 37.5도가 넘는 고열에 일주일 이상 시달렸지만, 이 직원은 잠시 휴식을 가진 뒤 검사도 받지 않고 업소에 복귀했다. 결국 이 직원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직원과 손님들도 줄줄이 확진자가 됐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남성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직원을 쉬게 하는 게 어떠냐고 건의했지만 사장은 건강하니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업소에 손님이 붐빌 때도 있었고 접객원은 2층 침대가 설치된 공동 숙소에서 생활하기도 해 감염 우려가 컸다고 전했다.

또 출근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은데 쉬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얘기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일하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확진자가 나와도 이를 숨기고 영업하는 업체가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 분석에 의하면 긴급사태가 해제된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도쿄에서는 카바레 등 유흥업소 종업원을 중심으로 이른바 '밤거리'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에 달했다. 이 기간 도쿄 내 확진자의 34%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신주쿠의 한 호스트클럽에서는 남성 접객원 12명이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전문가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모두 해제한 뒤 코로나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야스다 지로 일본 나가사키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재유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응을 잘못하면 6월 하순에 급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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