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방역 모범국으로 꼽혀온 뉴질랜드가 조만간 전염병 종식을 공식 선언한다. 대만 역시 ‘확진자 제로’ 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8일 자정부터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을 해제며 국가 경계 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 2월 28일 뉴질랜드에서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된 지 석 달여 만에 순확진자(확진자에서 완치자를 뺀 수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공공 및 민간 행사들이 별도 제한 없이 열리고 소매업 호텔 등 관광업도 이전과 같이 정상 운영된다. 다만 재확산 위험을 막기 위해 국경 봉쇄는 종전대로 유지된다. 뉴질랜드 정부는 오는 15일 코로나19 종식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아던 총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에 쉬운 길은 없다”면서도 “지금으로선 뉴질랜드 내에 바이러스 전파를 없앴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일 기준 809만1669명, 사망자는 40만6195명에 달한 가운데 ,뉴질랜드 확진자는 지금까지 1504명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단 22명뿐이다. 뉴질랜드의 확진자 수는 전 세계 215개 국 중 105번째다. 그 만큼 방역을 잘해 왔다는 얘기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입국자 격리, 외국인 입국 금지, 전국 봉쇄령 등 강력한 조치로 대응했다. 성공적 방역으로 상황이 안정세를 보이자 지난달 14일부터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하기 시작했다. 숀 핸디 오클랜드대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봉쇄 조치가 뉴질랜드의 방역 성공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대만 역시 성공적인 방역을 자축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7일 밤 페이스북에 “8주 연속 대만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오늘부터 ‘방역 신생활’이 정식으로 시작된다”며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어 방역 관련 제한을 순차적으로 완화해 대만은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뗐다”고 밝혔다.

인구 2300만여명인 대만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43명에 불과하다. 사망자는 7명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확진자 수로 따지면 전 세계에서 145번째다.

차이 총통은 “방역 신생활이 시작돼 문밖에 나가는 일이 많아지더라도 깨끗이 손 씻기, 사회적 거리 유지, 마스크 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