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6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최대 규모의 평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열렸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도심에 모여 평화로운 방식으로 시위에 참가했다.

AP통신은 "플로이드 사망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열렸고, 시민들은 평화롭게 행진하며 거리 축제의 느낌을 만들어냈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도 "마을 파티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CNN은 "워싱턴DC에서 수만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앞 집회에 사람들이 꽉 들어차면서 "옆 사람과의 거리가 1인치(2.54cm)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워싱턴DC 시위를 조직한 시민·인권단체들은 길거리 테이블에 간식과 물병을 차려놓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뉴욕 브루클린 다리와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교, LA의 할리우드 대로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평화롭게 행진했다. 뉴욕에서는 오후 8시 통행금지 시간을 넘겨 맨해튼 도심에 집결한 시위대가 전설적인 흑인 팝스타 고(故)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기도 했다.

애틀랜타 거리에서는 대학 동문으로 구성된 흑인 밴드가 즉석 연주를 펼쳤고,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LA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도 즐겁게 춤을 추며 구호를 함께 외쳤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작은 마을 래퍼드에서는 플로이드의 두 번째 추도식이 열렸다.

플로이드의 시신을 실은 금빛 관은 지난 4일 첫 번째 추모식이 열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떠나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 추도식장에 도착했다. 현지 언론은 3만∼4만명에 달하는 추도객이 플로이드를 추모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폭력을 제어하는 조치도 잇따랐다. 캘리포니아주는 전날 플로이드의 사망을 촉발한 목 조르기 체포 훈련을 금지했고, 네바다주 리노 경찰도 이날 목 조르기 등 경찰의 물리력 사용을 제한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경찰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고 경찰의 불법행위 기록을 숨겨주는 제도를 없애겠다면서 "뉴욕주가 변화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콜로라도주 덴버 지방법원은 시민들이 현지 경찰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인용해 시위대에 대한 최루탄과 고무탄 사용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도 최루가스 사용 금지 행렬에 합류했다. 테드 휠러 포틀랜드 시장은 "중대하고 긴급한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시위대를 해산할 다른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최루가스를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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