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 수감자 석방은 관용 베푼 것"…미국과 협상설 부인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인 마이클 화이트를 4일(현지시간) 석방한 데 대해 미국과 협상을 통한 결정이 아니라 관용을 베푼 것이라고 주장했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5일 이란 국영방송에 "미국인 수감자 석방은 미국과 협상한 결과가 아니며 그들과 협상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이슬람의 관용을 베풀어 그를 석방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는 전염병 창궐, 인종 차별 시위 등 여러 위기에 대처하는 데 실패해 이를 덮으려 한다"라며 "그의 참모진이 궁지에 몰린 그를 위해 성공사례를 억지로 만들어 과시하려고 이란과 협상해 미국인이 석방됐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란 정보부 방첩국장도 6일 현지 언론에 "화이트를 석방한 것은 지병이 악화한 그에게 자비를 베푼 것이다"라며 "미국은 그가 이란에서 지병으로 죽으면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했지만 이번 석방으로 그런 기회조차 잃어버렸다"라고 말했다.

화이트는 온라인으로 알게 된 이란인 여자친구를 만나러 2018년 7월 이란을 방문했다가 체포됐다.

그는 간첩 활동을 해 이란의 국가안보를 저해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0년형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혐의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의 혐의에 대해선 이란인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했다거나, 에이즈 바이러스(HIV/AIDS)를 유포해 이란을 혼란스럽게 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를 모욕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의 체제를 반대하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가 2년 만에 석방되기 하루 전 미국의 이민세관단속국의 임시 수용시설에 억류된 이란 과학자 시루스 아스가리가 석방됐다.

아스가리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2016년 4월 기소됐다가 지난해 11월 무죄가 선고됐지만 귀국하지 못하고 올해 3월 이 수용시설로 이송됐다.

하루 간격으로 양국이 상대국 수감자를 돌려보낸 데 대해 AP통신은 미 관리들을 인용해 "화이트의 석방은 미 법무부가 기소한 이란계 미국인 의사와 관련한 협상의 일부다.

몇 달간 수감자 교환에 대한 협상이 조용히 이어졌다"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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