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미국 시장 돈줄로 쓰면서 규칙은 안 지켜"
60일 내에 투명성 제고 방안 보고서 제출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직접 겨냥해 행정부 등에 규제 마련을 지시했다. 금융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재무정보 투명성 등을 높이는 방안을 60일 안에 마련하도록 금융시장실무그룹(PWG)에 지시했다고 ‘중국 기업의 상당한 리스크로부터 미국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각서’를 통해 밝혔다.

이 각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당국이 미국 금융시장의 투명성 확보 노력을 해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는 수년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의 중국 기업들의 정보 투명성 제고 요구를 무시했다”며 “최근엔 중국 금융당국 사전 동의 없이는 중국 기업이 미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감사용 서류조차 제출할 수 없게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 증시는 명확하고 효과적인 규제와 공정한 집행, 자유시장 체계 등 덕분에 자본 조달을 위한 세계 주요 시장으로 통한다"며 "중국 기업은 지난 수십년간 미국 금융시장을 활용했고, 미국에서 조달된 자본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을 도왔다"고 썼다. 이어 "중국은 미국에서 이익만 챙기고 미국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꾸준히 막아 왔다"며 "중국이 미국 자본시장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서 이익을 얻는 것은 부당하며,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PWG에 60일 이내에 중국 기업의 정보 투명성 제고 방안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PWG는 미 재무장관 혹은 재무장관이 지명한 이가 위원장을 맡는다. 미 중앙은행(Fed) 이사, SEC 의장,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등도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 등에선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렸던 카페 체인 루이싱커피 등 중국 기업들의 회계 부정 사례가 잇따르면서 나온 움직임이다. 홍콩 국가보안법 등을 놓고 미·중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를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美 상장 중국기업 규제 방안 마련하라" 재무장관 등에 지시

지난달 20일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 통보를 받았다. 루이싱커피는 지난 4월 작년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약 22억위안(약 3800억원)을 분식회계로 허위로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시가총액이 80% 폭락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계열사인 동영상 플랫폼 업체 아이치이에 대해서도 재무제표 조작과 사용자 숫자 부풀리기 의혹이 지난 4월 제기됐다.

이같은 스캔들이 이어지자 미국 상원은 지난 20일 여야 만장일치로 ‘외국기업보유책임법’을 통과시켰다. 상장 기업이 3년 연속 PCAOB의 감사를 받지 않을 경우 주식 거래를 중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의 회계 감사 규정을 따르지 않는 외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도 막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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