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금융 허브 위상 지키고자 개입 가능성"
중국 정부 개입했나…中 투자자, 홍콩 주식 매수 열풍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추진으로 홍콩의 글로벌 금융 허브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주식 매수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에서 2천765억 홍콩달러(약 43조원)어치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중국 투자자들이 사들인 주식은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중국 본토 대기업 주식이 가장 많았다.

지난달 2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홍콩보안법이 소개돼 홍콩 항셍지수가 5.6% 폭락했을 때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44억 홍콩달러(약 6천900억원)어치의 홍콩 주식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 제정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홍콩의 위상이 흔들릴 것을 우려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4조9천억 달러(약 6천조원)에 달하는 홍콩 증시가 흔들릴 경우 중국 본토에 외국 자본을 조달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홍콩의 금융시장도 타격을 받아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는 얘기이다.

일부에서는 다른 나라 증시보다 홍콩 증시의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점이 중국 본토 투자자를 끌어들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홍콩항셍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예상수익의 11.3배 수준으로 세계 주요 벤치마크 지수 중 가장 저평가됐다.

미국 S&P지수는 예상 수익의 24.4배, 유럽의 유로스톡스50지수는 18.6배, 중국 본토 CSI300 지수는 12.6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홍콩과기대 프랜시스 루이 교수는 "막대한 중국 본토 자본이 홍콩에 흘러들어오고, 다시 홍콩에서 중국으로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는 선순환을 통해 홍콩은 장기적인 발전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