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 수백명 모여

이스라엘의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2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인 수백명은 이날 텔아비브에 있는 전 미국대사관 건물과 가까운 거리에 모여 플로이드에 대한 미국 백인 경찰의 폭력을 비판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우리는 숨을 쉴 수 없다",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지난주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뒤 세계에서 확산한 시위에 이스라엘인들도 동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시위 참석자들은 지난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계 청년의 사망 사건 등을 거론하며 이스라엘에서도 인종차별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은 "우리는 이스라엘에서 이것(인종차별)을 매일 본다"며 "미국에서 어제 일어난 일이 내일 이스라엘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서 미국 흑인 사망 항의집회…"이스라엘도 인종차별"
작년 6월 이스라엘 북부도시 하이파 근처에서 에티오피아계 청년 솔로몬 테카(당시 19세)가 비번이던 한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뒤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은 약 14만명인데 이들은 오랫동안 취업, 보수 등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해왔다.

또 시위 참석자들은 지난달 30일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팔레스타인 청년 이야드 할락(32)이 이스라엘 경찰에 쏜 총에 숨진 사건과 관련해 정의를 요구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사건 당시 권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지닌 남성을 발견해 멈추라고 명령했지만, 이 남성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폐증을 앓아온 할락은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고 학교에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이 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아랍계 주민은 인구의 21%를 차지하지만 사실상 '2등 국민' 처우를 받는다는 불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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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