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주지사 "시장이 주방위군 반대", 파면권한 까지 거론
더블라지오 시장 "주방위군, 필요하지도 현명하지도 않아" 응수
'폭력·약탈' 뉴욕, 주지사-시장 주방위군 투입놓고 충돌
백인 경찰관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당 소속 뉴욕주지사와 뉴욕시장이 뉴욕시에서의 일부 폭력과 약탈행위에 대한 대응을 놓고 충돌했다.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을 향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 방위군 투입에도 반대하고 있다며 공개적 비판에 나선 것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젯밤 일에 기분이 좋지 않다.

경찰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

뉴욕시에서 일어난 일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 문제를 과소평가했다고 믿는다"면서 "상황에 대응할 충분한 경찰 병력을 활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 사태와 관련해 전날 밤 11시부터 뉴욕시에 처음으로 통행 금지가 실시된 가운데 맨해튼과 브롱크스 등에서 매장과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물건을 훔쳐 가는 약탈행위가 발생했고, 이에 뉴욕시장과 뉴욕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폭력과 약탈 행위를 막기 위해 뉴욕시에 주 방위군을 투입할 것을 제안했지만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州) 경찰과 1만3천명의 주 방위군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나아가 더블라지오 시장에 대한 파면 권한까지 주장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여러분이 시장을 교체할 수 있느냐? 그렇다.

시장은 파면될 수 있다.

전례는 없지만 이론적으로,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것(파면)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며, 나는 그것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뉴욕경찰이 이것(상황 통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평화적인 시위에 대해서는 "나도 그들과 동의하고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불명예"라면서 "약탈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들(약탈자)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의로운 분노의 깃발로 자신들을 포장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쿠오모 주지사와 더블라지오 주지사는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로 선출됐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별도의 회견에서 "우리는 주 방위군을 뉴욕시에 투입할 필요도 없고 그것은 현명하지도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 훈련되지 않은 '외부의 군'을 투입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다만 전날 밤 처음 실시했던 뉴욕시에 대한 통행 금지를 오는 7일까지로 연장하고 통행금지 시간도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로 확대했다.

그는 약탈자들을 '외부인', '갱'(gang), '범죄자' 등으로 지칭하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우리는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힘든 며칠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