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親트럼프 행보'에 분개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임직원 중 일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사진)의 태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트위터가 흑인 시위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게시물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페이스북은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 직원 수백 명이 저커버그 CEO의 ‘중립적’ 입장에 다양한 방법으로 항의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수 직원은 가상 파업(virtual walkout)에 들어갔다. 환경 설정을 ‘부재중’으로 해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거나 인트라넷 시스템에 로그인하지 않는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휴가를 낸 직원도 있으며, 탄원서를 돌리면서 집단 사직할 조짐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CEO의 결정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종 차별에 중립적인 입장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원 중 일부도 공개 항의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지분의 18%를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은 훨씬 많은 57%를 갖고 있다. 임원들이 CEO에게 대항해 반대 의견을 내기 힘든 구조다. 그런데도 일부는 트위터에 “저커버그가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사임하겠다” “폭력을 선동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등의 글을 띄우며 저커버그의 행보를 비난했다. NYT는 “저커버그의 리더십을 겨냥한 중대한 도전이 15년 전 창업 이후 처음 발생했다”고 했다.

페이스북의 내홍은 트럼프 대통령 게시물에 대한 저커버그의 대처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사망사건 시위대를 ‘폭력배들’이라고 부르며 발포 위협까지 한 글을 페이스북 및 트위터에 게시했다. 트위터는 이를 블라인드 처리했지만 페이스북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에 띄운 글에서 “즉각적인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저커버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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