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 구상을 공유했다고 백악관과 크렘린궁이 밝혔다. 다만 G7 정상회의를 확대 개최하는 방안에 대한 보다 상세한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과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말 러시아, 호주, 인도, 한국 등의 정상들이 참석한 G7 정상회의를 열겠다는 구상을 전화로 알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현재의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은 '매우 구식'(very outdated group of countries)이라며,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G7 정상회의를 올해 9월로 연기하는 대신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회담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회의 개최 시기는 오는 9월 열리는 뉴욕 유엔총회 전후로 제안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이후에 개최하는 방안을 내놨다.

크렘린궁은 "G7 정상회의, 국제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문제 등을 논의했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10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협정 이행과 관련한 국제원유 시장 상황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OPEC+는 지난 4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가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5월부터 두 달 간 원유생산량을 하루 97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미·러 양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 다자 합의가 석유 수요의 점진적 회복과 유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양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고 최근 미국이 러시아에 인공호흡기를 제공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4월 초 미국 측에 인공호흡기 등 의료물품을 지원한 데 대한 화답으로 지난달 21일 러시아에 미국산 인공호흡기 50대를 보낸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우주인들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태우고 간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성공적 발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도 전했다. 두 정상은 우주 분야에서 상호 유익한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크렘린궁은 소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도 G7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 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 생각은 어떠시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을 초청해 주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초청에 응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