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 및 러시아 등 10개국 간 연합체인 OPEC+가 원유 감산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OPEC+는 오는 9~10일로 예정됐던 정례회의를 앞당겨 4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감산 연장 여부와 함께 감산 폭을 가급적 빨리 확정하기 위해서다. 앞서 OPEC+는 5~6월에 하루 평균 총 97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지난 4월 합의했다. 또 7월부터 6개월간은 폭을 줄여 하루 77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OPEC+가 회의를 앞당긴 것은 다음달 이후에도 종전 감산량을 유지하기 위한 신호가 아니냐는 게 외신들의 해석이다. 산유국들이 매달 첫째주에 그 다음달 선적 계획을 거래처와 결정하고 있는데, OPEC+ 회의가 앞당겨지면 그만큼 거래처와 협의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가 연말까지 종전의 감산을 연장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소식통을 인용해 “기존 산유량을 1~3개월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기존 감산 폭을 유지할지는 러시아와 멕스코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러시아와 멕시코 정부가 다음달부터는 감산 폭을 줄이겠다고 이미 발표했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4월 협의 때도 대량 감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러시아는 지금까지 OPEC+ 감산안 등에 대해 관망하거나 신중론을 펼치다 마지막 순간 동의하는 협상 방식을 취해왔다”고 분석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달 31일 배럴당 35.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동안 88% 급등했다. 월간 기준으론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다만 1월(최고 65.65달러) 수준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