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동원해 공격적 투자
유가 폭락 겹쳐 재정적자 우려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에 400억달러를 투입했다. 국부펀드에 유동성을 공급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치가 하락한 해외 기업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무함마드 알 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4월 외환보유액 가운데 400억달러가 PIF로 이체됐다”고 밝혔다. 그는 “PIF에 유동성을 공급해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해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적절한 투자 시기와 시장을 살펴보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투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폭락 등이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올 들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로열더치셸, 토탈, 보잉, 씨티그룹, 디즈니, 페이스북 등 미국과 유럽의 우량 기업에 최소 80억달러를 투자했다. 영국 프로축구 구단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억파운드에 인수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다만 외환보유액 감소가 시장의 불안심리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우디 정부는 부가가치세를 기존의 세 배 수준인 15%로 올리고, 공무원의 생활수당 지급을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우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4700억달러 수준이다. 지난 3월에 240억달러가량 급감해 월간 감소 폭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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