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6월말에서 9월 이후로 연기하고, 초청 대상을 러시아, 호주, 인도, 한국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포위망으로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인 호주, 인도, 한국을 'G7+알파' 회의에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려는 계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현재의 G7 형식은 구식의 국가그룹이라며 러시아를 비롯해, 호주, 인도, 한국을 초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국가들의 면면이다. 러시아는 새로울게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G7에 러시아를 포함시키자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관심은 이번에 새로 거론한 호주, 인도, 한국이다.

이들 3개국은 미국이 일본과 함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으로 꼽는 나라들이다.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다. 게다가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추가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G7+알파' 회의를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이 회원국이다. 한국의 참여가 확정된다면 그만큼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미·중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