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업신뢰지수 '급락'
"사실상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근접"
정부, 올해 경제성장률 -13% 추락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5월 기업신뢰지수가 51.1로 지난 3월(79.5) 대비 28.4포인트(p) 급락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05년 3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도 높은 봉쇄가 지속된 4월 통계는 집계하지 않았다.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3월보다 5.8포인트 하락한 94.3으로 2013년 12월 이래 가장 낮았다.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는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해당 지표가 많이 하락했다는 의미는 코로나19 여파로 앞으로의 경기 전망도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중소기업협회 콘페세르첸티(Confesercenti)는 "코로나19가 기업을 붕괴시켰다"며 "일반 소매상점과 서비스업, 관광 섹터의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경제 영역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언급하며 "사실상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근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여파로 성장률 저하와 국가 부채, 정부 재정적자의 고질적인 '삼중고'가 심화되고 있다. 현지에선 2차대전 이후 반세기 만에 최악의 경제 상황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5.3% 감소했다. 작년 1분기에 대비 5.4% 역성장했다. 1분기만 보면 1995년 이래 가장 저조했다.

당초 지난달 말 통계청은 1분기 경제성장률을 전 분기 대비 -4.7%, 작년 1분기 대비 -4.8%로 잠정 집계했지만, 정작 확정 수치는 훨씬 더 저조했던 셈이다.

문제는 2분기엔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냐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전날 올해 경제성장률이 선방하면 -9%,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13%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국가부채 비율과 정부 재정적자 문제도 악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경제·재정계획을 통해 올해 국가 부채 목표를 GDP의 155.7%로 설정했다. 이는 작년 134.8% 대비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수치가 현실화하면 2차대전 이래 최악의 국가 부채를 기록하게 된다. 코로나19 경제 타격을 줄이기 위한 지출 확대로 올해 재정적자도 GDP 대비 10.4%까지 늘어나 1991년 이래 30년 만에 가장 심각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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