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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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진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아시아 국가의 사망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응책, 기후 비만 등 다양한 요인들을 두고 분석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과학자들이 위생과 방역, 기후, 바이러스 변이, 면역력, 비만율 등 다양한 관점에서 원인을 규명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진 못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아시아의 경우 중국이 3명, 일본이 7명, 파키스탄이 6명,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5명, 인도가 3명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몽골은 0명에 가깝다.

하지만 미국은 100만명당 사망자가 300명에 근접했고, 유럽 국가도 코로나19 피해가 큰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의 경우 500명을 넘어선다. 방역이 잘 됐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도 약 100명이다.

먼저 사회적 통념이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아시아가 코로나19에 더 빨리 대응한 반면 미국과 유럽은 먼일처럼 생각하며 초기 대응을 주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 대응이 빨랐다고 볼 수 없는 일본과 인도의 사망률이 낮은 것은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기후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열과 습도가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있는 가운데 캄보디아, 베트남, 싱가포르가 이런 기후대에 속한다. 그러나 브라질과 에콰도르 등 다른 적도 국가에선 발병과 사망자가 많아 기후로만 설명할 수도 없다.

바이러스 변이도 주목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연구는 바이러스가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확산하면서 저항력을 극복하기 위해 변이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과학자팀은 전염성이 더 강한 바이러스가 유럽과 미국에 퍼졌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변이 출연의 의미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유전자와 면역체계의 차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을 수도 있다.

노벨상을 받은 일본 면역학 전문가인 다스쿠 혼조는 아시아계와 유럽계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의 대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유일한 이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지바대 과학자들도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코로나19의 위험 요인인 비만에서 국가 간 차이가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미국(36%), 영국(28%), 스페인(24%), 이탈리아(20%) 등 서구 국가의 비만율이 높은 반면 중국(6%), 한국(5%), 일본(4%), 베트남(2%) 등 아시아 국가는 낮다.

WP는 "모든 역학 연구가 불완전한 자료로 어려움을 겪고 초기 수치에서 도출된 결론도 새로운 자료가 나오면서 없어질지 모른다"며 "전문가들은 여전히 연구 초기 단계로서 질문에 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라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