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입장차 커…6월 말까지 어업 관련 합의 어려워"
영국 "EU와 무역협정 위해 근본적 교착상태 타개해야"
영국이 다음 주 예정된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4차 협상을 앞두고 그동안의 교착상태가 타개되기를 희망했다.

여전히 연말까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EU 측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하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연내 EU와 미래관계 합의 가능성을 묻자 "내 판단으로는 이는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관련) 중요한 어려움은 기술적 세부사항의 어려움이 아니다.

양측은 기술적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입장차라는 어려움이 있으며, 이같은 교착상태를 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영국 측 협상 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총리 유럽보좌관은 현재의 EU 협상 지침은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는 지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 EU가 입장을 진전시켜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 상대방인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좋은 협상가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좋은 협상가는 현실, 상대방의 진짜 입장을 평가하고 입장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만약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합의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협상 일정이 당초보다 1∼2주가량 뒤처지고 있으며, 화상을 통해 협상하는 것은 직접 만나는 것에 비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양측이 '미래관계 정치선언'에서 바랐던 것처럼 7월까지 어업 관련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계속 노력하겠지만 6월 말까지 합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영국 브렉시트 전략을 설계한 것으로 여겨지는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이 정부 봉쇄령 위반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협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렉시트 정책은 총리가 결정한다"면서 "나는 한 번도 커밍스 보좌관으로부터 협상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 1월 31일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설정한 전환(이행)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양측은 지난 11∼15일 화상회의를 통해 미래관계 3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양측은 오는 6월 1일부터 진행할 4차 협상에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