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취재진에 욕설·폭언…일부 시위대는 폭행 가하기도

브라질 주요 언론이 취재진의 신변 안전 위협을 이유로 대통령 관저 앞 취재를 중단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글로부 TV, 반데이란치스 TV 등 3사는 취재진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다며 관저 앞에서 이루어지는 취재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3사가 사실상 공식적인 취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SBT TV와 헤코르지 TV, CNN 브라질 등 다른 언론사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언론협회(ABI)는 성명을 통해 3사의 취재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언론인연맹과 브라질리아 언론인 노조 등 언론단체들은 대통령실 측에 취재진에 대한 신변 안전 조치를 촉구했다.

브라질 주요 언론, 대통령 관저앞 취재 중단…"신변안전 위협"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관저를 출입할 때마다 지지자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오간 내용은 취재진에 의해 기사화됐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언론 간에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면서 지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일부 폭행을 가하는 일도 발생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자신이 취재진에게 공격적인 행태를 보이면서 지지자들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브라질 주요 언론, 대통령 관저앞 취재 중단…"신변안전 위협"
앞서 이달 초 브라질리아 시내에서 벌어진 보우소나루 지지 차량 시위와 집회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카메라 기자를 밀어 쓰러뜨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민병대처럼 행동하며 무력을 사용해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독재정치를 도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오전 지지자들을 만나 자신의 대외 이미지가 실추한 것은 세계 언론이 좌파이기 때문이라는 엉뚱한 주장을 제기하며 적개심을 드러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세계 언론은 좌파"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고통받고 있다"고 말해 '브라질의 트럼프'를 거듭 자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