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보안법, 안에선 국가법…

시위대 300여명 경찰에 체포
中, 전인대 논의서 홍콩 배제
의견수렴 사이트는 '개점휴업'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표결과 홍콩 입법회의 ‘국가법’ 심의를 앞두고 27일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약 300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코즈웨이베이와 센트럴 지역에서 180명, 애드미럴티와 몽콕에서 각각 50명과 60명 정도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시위대 중에는 화염병 등 공격적인 무기를 소지한 혐의자도 있었다고 SCMP는 전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대응에 약 3000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며 살수차와 장갑차도 배치했다.

홍콩 시위는 그동안 주말에 열렸지만 평일인데도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날 입법회가 중국 국가(國歌)인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을 심의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중국 국가를 장례식이나 공공장소 배경 음악, 상업광고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어기면 최고 징역 3년형이나 5만홍콩달러(약 800만원)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입법회는 이르면 다음달 4일 국가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인대는 28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어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처벌하는 홍콩 보안법을 표결에 부친다. 지금까지 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 부결된 사례가 없어 통과가 확실시된다.

전인대 논의 과정에서 정작 법의 적용을 받게 될 홍콩인들이 완전히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청회나 의견 수렴 절차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전인대의 실질적인 입법 권한을 갖고 있는 155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홍콩 대표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

홍콩의 유일한 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위청은 온라인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고 했지만 해당 웹사이트는 의견 접수 건수만 표시될 뿐 구체적인 내용이나 정부 피드백은 찾아볼 수 없다. 홍콩 중문대 정치학자인 차이지치앙은 “전인대 상무위에 홍콩인들의 반대 의견이나 평균적인 시민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길이 없다”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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