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총리공관 내 격리 가능성"…관방장관, 확답 회피
격리하면 업무·정치활동 제약…예외 인정 시 특혜 논란
G7정상회의 참석 의욕 아베…'귀국후 2주 격리' 딜레마(종합)
내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미국에서 개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을 사실상 지지한다고 밝힌 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귀국 후 2주 격리' 원칙으로 인해 딜레마에 빠졌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면 귀국 후 예외 없이 2주간 격리 생활을 할 것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다.

27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아베 총리에게도 '2주 대기' 원칙을 예외 없이 적용하기로 하고 대기 장소를 총리 관저에 인접한 공관(고테이·公邸) 내 집무실로 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G7 정상회의 의장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방식으로 추진되던 것을 오프라인 회의로 열고 싶다는 뜻을 트위터를 통해 밝힌 후인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제반 사정이 허락하면 참석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등이 회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G7정상회의 참석 의욕 아베…'귀국후 2주 격리' 딜레마(종합)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유입 억제 대책으로 미국 등 111개 국에서 들어오는 자국민에게 입국 직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도록 한 뒤 음성 판정이 나와도 자택이나 호텔 등 지정된 장소에서 2주간 대기 방식의 격리 생활을 사실상 강제하는 조치를 내달까지 연장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NHK와 함께 도쿄신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국민에게 불편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총리만 예외를 인정하면 정치인만 특혜를 누린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면서 공관 집무실로 대기 장소를 지정해 2주간 보내도록 하는 방안과 주무 부처인 후생노동성(후생성)이 판단할 경우 가능한 특례 인정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후생성 관계자는 아베 총리에게만 특례를 인정하면 비판론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격리 생활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감염 예방책을 어떻게 이행할지 등 설명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격리 생활을 하는 경우 아베 총리의 대외 활동은 상당히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지지율이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로서는 격리 생활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점들을 고려해 아베 총리가 G7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경우 격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부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입국 규제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 경우 아베 총리나 정부 관계자가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느냐는 물음에 이날 기자회견에서 확답을 피했다.

그는 "올해 G7 정상회의나 총리의 참석에 관해서는 검토 중이다.

해당 회의의 일정이나 개최 형식에 관해서는 의장국인 미국이 검토 중이며 현시점에서 가정의 이야기에 답하는 것은 삼가겠다.

어쨌든 정부로서는 적절히 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