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시위까지…확산세 지속하는데 봉쇄 풀어
봉쇄완화 늦으면 경제에 타격…너무 빠르면 재확산 '딜레마'
거대 개발도상국 속속 경제활동 재개…"코로나보다 봉쇄가 고통"

인도와 브라질,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해 우려가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거대 개발도상국들이 미국과 유럽의 봉쇄완화 조처를 따라가고 있다"면서 "이는 이미 타격받은 경제에 추가적인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확진자가 매일 6천여명씩 늘어나는 인도는 지난 17일 봉쇄를 2주 더 연장하되 경제활동 제한과 이동제한을 크게 풀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2천명 후반대, 사망자는 200명대인 멕시코도 18일부터 경제활동을 단계적으로 재개해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멕시코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갔다.

멕시코의 일일 신규 사망자는 브라질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다.

미국과 함께 유이하게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대이고 일일 신규 사망자는 700명대로 세계에서 제일 많은 브라질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된 연휴가 25일 끝난 데 맞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권인 나이지리아는 4일(현지시간) 수도 아부자와 최대도시 라고스 등에 내려진 엄격한 이동제한을 풀었다.

나이지리아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다.

개발도상국들이 코로나19 확산위험에도 봉쇄를 푸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제다.

WSJ는 "(개발도상국) 정부들은 자국민들이 코로나19보다 봉쇄 때문에 더 고통받는다고 주장한다"면서 "세계적으로 1억여명이 (봉쇄 탓에) 일자리를 잃었고 빈곤율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실제 경제난을 견디지 못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상황이다.

칠레 산티아고 빈민가 엘보스케에서는 지난주 수백명이 식량부족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군병력과 충돌했다.

라핀타나 지역 시위에서는 보건부 장관을 살인자라고 지칭한 팻말도 등장했다.

레바논에서는 지난달 경제 상황 악화에 분노한 시위대가 은행에 불을 질렀다.
거대 개발도상국 속속 경제활동 재개…"코로나보다 봉쇄가 고통"

멕시코에서는 수도 멕시코시티 익스타팔루카 지역 빈민가 몇몇 주민이 집에 "(우리는) 집에 있는데 식량이 없다"는 팻말을 설치하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개발도상국들은 지난 3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자국의 열악한 병원 상황을 고려해 재빨리 국민들에게 집에 머물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상보단 빠르지 않았던 점도 많은 개발도상국이 위험을 안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WSJ는 밝혔다.

WSJ는 "(개발도상국은) 코로나19 검사가 적은 점이 확진자가 적게 나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라면서 "그런데도 적은 확진자 수가 일부 정책당국자에게 자신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보건전문가와 의사들은 무절제한 경제활동 재개는 코로나19 감염자를 '참사' 수준으로 급증 시켜 봉쇄를 다시 시행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봉쇄가 다시 시행되면 경제엔 더 큰 고통이 가해진다.

WSJ는 "경제활동 재개가 한주씩 늦어질수록 빈곤층이 증가하고 사회불안과 폭력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지만, 재개가 너무 빠르면 (코로나19가) 새로 발병할 수 있다"면서 "선진국 지도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긴 했지만,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이 마주한 딜레마는 특히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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