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해외 자동차 생산공장 중 80% 이상이 재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정상화에는 속도가 붙었지만 정작 차를 구입하려는 수요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국 자동차업계에선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판촉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주요 13개국에 있는 12개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률이 83.5%에 달했다. 지난달 16일(28.8%) 조사 때와 비교하면 54.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다만 공장 문을 열었지만 수요 위축과 감염예방 조치, 부품 수급 지연 등 문제로 실제 자동차 생산 대수는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2분기엔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다른 국가보다 먼저 재가동에 들어간 중국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고꾸라졌던 자동차 판매가 지난달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4월 중국에서 팔린 신차는 작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이달에도 지난달보다 10~20%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봉쇄 조치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분출된 데 이어 판촉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둔화 및 중국의 수출 감소, 구직난과 소득 하락 등 악재가 겹친 탓에 다음달부터는 판매량이 정체되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캐시백(현금 지급)부터 주유카드, 엔진오일 교환권 패키지까지 판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에서 영업 중인 10여 개 주요 완성차 기업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모든 업체가 50만원 상당의 판촉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완성차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펑싱야 광저우자동차 관리책임자는 “자동차업계의 가격 경쟁이 임박했다”며 “생산량은 늘고 있는데 소비 수요는 크지 않다 보니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n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