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서방의 코로나 대처능력 및 반중정서 작용"

중국의 부유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녀들의 외국 유학과 투자 이민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중국 부유층들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자녀들을 외국에 유학 보내고 해외 이주를 위한 투자를 계획하던 중국 부유층의 영원히 생각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부유층, 코로나19 이후 외국 유학·이민 꺼려
중국 부유층은 자녀를 미국이나 영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캐나다나 호주로 투자 이민을 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코로나19가 이런 흐름을 바꿔 놓았다고 SCMP는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 서방 국가들의 코로나19에 대한 미흡한 대처 능력, 반중국 정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SCMP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성도인 광저우(廣州)시에서 차(茶)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앨리스 탄 씨는 300여명이 자녀의 유학 및 투자 이민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채팅방에 이런 입장의 글을 올렸다.

탄 씨는 위챗(微信·웨이신) 채팅방에 "우리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몇몇 선진 서방국가들이 팬데믹을 잘 다루지 못하고 있는데 놀랐다"면서 "우리는 서방 사회의 삶의 질과 의료 수준이 중국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견해가 바뀌었다"고 적었다.

탄 씨는 채팅 멤버들 가운데는 최근 몇 달 사이 자녀의 외국 유학 계획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광저우에서 해외 이주 및 해외 자산 중개업에 종사하는 빌 류 씨는 코로나 19 사태로 중국 전역의 해외 투자 이민을 알선하는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에는 30여건의 해외 이주나 해외 투자를 중개했지만 올해는 10건에도 미치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上海)의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리처드 선 씨도 자녀를 외국에 유학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대중들의 반중 수사가 "미국이 중국인 유학생을 더는 환영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의 자녀가 미국 이민자가 된다면, 그들은 미·중 갈등과 긴장의 희생자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해외에 유학하는 중국인은 총 66만명에 달한다.

이는 2018년에 비해 8.8% 증가한 수치다.

또 미국의 투자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해외 이주자가 많은 나라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이주 지역은 홍콩, 미국, 캐나다, 호주 순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