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5척 중 1척 베네수엘라 해안 도착…"미 움직임 없어"
'연료난' 베네수엘라에 이란 휘발유 실은 유조선 도착

이란의 연료를 실은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베네수엘라 주재 이란 대사관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첫 번째 이란 유조선 포천호가 베네수엘라 해안에 도착했다.

유조선을 호위한 베네수엘라 군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란 대사관은 몇 시간 후엔 "포천호가 베네수엘라 엘팔리토 정유소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팔리토 정유소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해안에 있다.

전날 오후 늦게 베네수엘라 영해로 진입했던 포천호는 총 150만 배럴의 휘발유 등 연료를 싣고 베네수엘라로 출발한 이란 유조선 5척 중 하나다.

나머지 4척도 3∼4일 내에 속속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유조선은 최근 극심한 연료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다.

원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인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누적된 부실 관리 등에 따른 시설 노후화로 연료 생산 능력이 급격히 악화해왔다.

여기에 국영 석유회사 PDVSA에 대한 미국 제재까지 겹치며 최근 연료 부족이 심각해졌다.

기름이 없어 식량 배송에도 차질이 생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워야 할 의료진이 출퇴근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연료난' 베네수엘라에 이란 휘발유 실은 유조선 도착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오랜 동맹이자 역시 미국의 제재를 받는 처지인 이란과 손을 잡았다.

이란은 국영 항공사와 유조선을 동원해 베네수엘라에 연료는 물론 정유시설 재가동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자 등을 실어날랐다.

베네수엘라는 그 대가로 이란에 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미국은 주장한다.

미국은 연료와 금을 매개로 공고해지는 양국의 반미 동맹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란 국영 항공사 마한항공을 대리하는 중국 회사를 제재하기도 했다.

유조선 항행에 대해서도 조치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지만, 포천호가 베네수엘라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은 최근 마약 수송을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카리브해의 해군 전투함 배치 등도 늘린 바 있다.

미국 측이 공식적으로 이란 유조선에 대한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하진 않았음에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을 향해 유조선을 방해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하기도 했다.

AP통신은 "포천호에 대한 미국의 방해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내 연구소인 미주사회·미주위원회의 에릭 펀스워스는 미국이 이란 유조선을 상대로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걸프 해역 미 선박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이 쉽사리 움직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AP에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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