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외국 유학생의 자국 내 취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유학생의 ‘졸업 후 현장실습(OPT)’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PT 프로그램은 미 대학·대학원을 졸업한 외국인 학생이 학생비자 상태에서 일정 기간 미국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는 최장 3년, 이외 분야는 1년까지 일할 수 있다.

OPT 프로그램은 보통 전문직 취업비자(H-1B)의 디딤돌로 통한다. 미 이민국에 따르면 작년 미국 내 OPT 허가를 받은 학생은 21만5264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기준 인도(약 8만4600명), 중국(7만 명), 한국(8000명) 학생이 이 프로그램을 많이 활용했다.

OPT 프로그램 제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실업률이 폭등하자 당국이 자국 학생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14.7%로, 관련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는 “OPT 제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몇 주 안에 행정명령으로 발동하겠다고 공언한 이민 제한 조치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과 대학 등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능한 유학생을 받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WSJ는 “많은 기업과 경제단체, 교육기관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우려를 나타냈다”며 “지금은 우수 인재를 더 끌어들여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