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동아프리카에 6200억 지원
코로나19·홍수·메뚜기떼 등 3중고로 신음
케냐에 메뚜기떼가 공습한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케냐에 메뚜기떼가 공습한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세계은행(WB)이 동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5억달러(한화 약 6200억원)에 달하는 메뚜기떼(desert locust) 대처 지원금을 승인했다. 이 지역에는 지난달 말부터 메뚜기떼의 습격 때문에 식량난과 폭우, 홍수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세계은행 선임관리의 말을 인용, 메뚜기떼 피해가 심각한 지부티,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등 4개국이 각각 1억6000만 달러(약 1985억원)씩 즉각 지원받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동 예멘과 아프리카 소말리아 등 다른 국가들도 필요한 만큼 펀드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은 기록적 규모로 증여와 저금리 차관 형태로 이뤄진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동아프리카가 최악의 메뚜기떼 출현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막 메뚜기떼의 이동 경로. 출처 유엔세계식량농업기구(FAO)

사막 메뚜기떼의 이동 경로. 출처 유엔세계식량농업기구(FAO)

세계은행은 메뚜기떼가 동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에 걸쳐 23개국에 해를 끼쳤으며 이는 70년만에 최악의 발발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뚜기떼는 근 2300만명이 기근 상황에 직면해 있는 동아프리카에서 식량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AP통신은 또 동아프리카 전역에서 수백만명이 메뚜기떼, 코로나19, 치명적인 홍수 등 '3중고'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연말까지 메뚜기떼를 줄이기 위한 광범위한 대책이 없다면 최대 85억달러의 작물 및 가축 생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심지어 대책을 곧바로 추진해도 손해는 2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연합(UN)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역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FAO는 22일 아프리카 케냐와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을 비롯한 10개국에서 사막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2020만명의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집계했다. FAO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3억1164만 달러의 구호기금이 필요하며, 이날까지 1억5300만 달러의 기금으로 31만3200가구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FAO는 현재 이 지역에 3600억 마리의 메뚜기떼가 번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례적인 폭우에 수온이 상승하면서 메뚜기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졌던 탓이다. 심지어 메뚜기떼를 방치할 경우 올 6월까지 그 수가 50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케냐 나이로비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의 디렉터 매튜는 지난 19일 CNBC의 "기후 변화의 폐해로 일어난 올해의 홍수, 메뚜기떼 등의 사건은 10년간의 겪은 위기 중 가장 심각했으며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까지 겹쳐 경제 회복이 더 힘들어 지고 있다. 북부 카운티 지역 90%는 근본적인 절대 빈곤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동아프리카 지역에선 지난달부터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동아프리카 지역에선 지난달부터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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