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 싱가포르 등으로 자본·기업 이전할 수 있어"
中 경제 내 홍콩 비중 하락해 홍콩보안법 강행 관측도
"홍콩보안법, 홍콩이라는 '황금알 낳은 거위' 죽일 수 있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2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홍콩의 경제적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홍콩보안법 추진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의 명성에 해를 끼치고, 외국 자본의 홍콩 이탈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 기술 프로그램 책임자는 "중국 지도부가 홍콩 문제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들이 조심하지 않으면 금융 부문에서의 '황금알을 낳은 거위'를 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정치와 경제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며, (홍콩보안법으로 인해) 기업들은 싱가포르로 달아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은행 BDA파트너스의 유언 랠리는 "기관 투자자와 사모펀드 회사들은 (홍콩 대신) 이웃 국가들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이 모두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홍콩보안법으로 인해 상당한 재정적, 외교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달러 대비 홍콩달러는 이미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홍콩 증시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미국은 경제, 통상 부문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미국은 이 지위를 박탈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홍콩은 중국 본토와 같은 최대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담하는 등 여러 특혜를 포기해야 한다.

다만 중국 중앙정부에 있어 홍콩이 가지는 의미가 예전과 같지 않으므로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1997년 홍콩 주권반환 당시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전체 GDP의 18%를 차지했으나, 이제 그 비중은 3.7%로 떨어졌다.

한 기업인은 "예전에는 홍콩의 독립적인 지위가 중요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기업들이 홍콩으로 오는 것은 홍콩이 아닌, 중국 본토 투자를 위해서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중국 공산당은 단기적 경제적 이익을 희생하고서라도 정치적 안정과 권력 장악을 중요시한다"며 홍콩보안법의 강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태를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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