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JD)닷컴과 정보기술(IT) 기업 넷이즈가 다음달 홍콩증시에 2차 상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미국 당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자금 조달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징둥닷컴은 다음주 홍콩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6월 18일 상장할 예정이다. 징둥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조달한다는 목표다. 그렇게 되면 징둥은 올해 홍콩증시에서 최대 규모 IPO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넷이즈도 다음달 내에 홍콩증시 2차 상장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넷이즈의 IPO가 징둥닷컴에 이어 곧바로 이뤄질 것이며 자금 조달 규모는 약 10억~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와 JP모간체이스다.

시장의 관심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마찬가지로 두 기업의 홍콩증시 2차 상장이 얼마나 성공할지에 쏠리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작년 11월 26일 홍콩거래소에 2차 상장해 110억달러를 조달했다. 두 기업의 2차 상장이 성공하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홍콩 회귀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커피 회계 부정 사건으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2차 무역전쟁 발발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시장은 최근 회계가 불투명한 중국 기업을 겨냥해 상장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최대 포털기업 바이두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업체 트립닷컴 등이 올해 안에 홍콩에서 2차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 19곳이 홍콩증시 2차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IPO 규모는 34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