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신생아 첫 치료…'수정란 파괴' 윤리문제 지적도

일본 국립성장(成育)의료연구센터가 사람의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ES세포)로 만든 간(肝)세포를 중증 간질환을 앓는 유아에게 이식해 치료하는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일본 언론이 21일 일제히 보도했다.

유도만능줄기(iPS) 세포의 일종인 ES세포는 사람의 수정란에서 얻은 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피부나 혈액 세포를 사용하지 않고 수정란을 파괴해 만들기 때문에 일각에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처음 진행된 사람 ES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 대상은 유독성 암모니아를 간에서 분해하지 못하는 선천성 요소(尿素) 사이클 이상증을 앓는 아기였다.

8천~4만4천명에 1명꼴로 발생하는 이 병에 걸리면 중증 환자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법으로는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신생아는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체중이 6㎏을 넘는 생후 수개월이 지나야 수술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뇌사자 등 기증자의 간에서 분리한 정상적인 간세포를 신생아에 이식해 수술이 가능할 때까지 간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를 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간세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서 배아줄기세포 이용 이식치료 임상시험 성공

국립성장의료연구센터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ES세포로 간세포를 제작해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선천성 요소 사이클 이상증으로 고(高)암모니아 혈증이 나타난 생후 6일의 유아에게 간세포 약 1억9천만개를 탯줄의 혈관에 이틀에 걸쳐 주입했다.

그 결과, 유아는 혈중 암모니아 농도가 오르지 않고 간에서 암모니아가 분해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일단 퇴원했다.

생후 5개월째에 체중이 7㎏ 정도로 불어난 유아는 친부가 기증한 생체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지난달 말 다시 정상적으로 퇴원했다.

연구팀은 ES세포로 만든 줄기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해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앞으로 여러 명의 임상시험 대상자에게 추가 이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사하라 무레오(笠原群生) 장기이식센터장은 "고암모니아 혈증에 걸린 아기는 간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발작으로 사망하거나 뇌에 장애가 남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이식 치료의 유효성이 입증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수정란으로 만들어 윤리적인 논란이 일었지만 2014년부터 ES세포를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일본서 배아줄기세포 이용 이식치료 임상시험 성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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