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공모액 등 IPO 문턱 높여
美·中 갈등 주식시장으로 확전
미국 나스닥시장이 중국 중소기업의 상장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그동안 나스닥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온 중국 중소벤처 기업들의 숨통까지 조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스닥시장은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 기업이 상장하려면 2500만달러(약 306억원) 또는 시가총액 대비 4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자금을 공모해야 한다는 규정 도입 계획을 18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나스닥이 상장 조건으로 최저 공모금액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규정은 미 금융감독당국의 정보 취득을 제한할 수 있는 기밀유지 관련 법령이 있는 여러 국가에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나스닥 상장길을 막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2016년 말부터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 59곳 중 4분의 1이 2500만달러 미만을 공모했다. 상장 후 성적도 나빴다. 이들의 상장 후 주가 평균은 상장 시 가격인 공모가 평균치보다 67% 떨어졌다.

미국의 중국 기업 때리기가 화웨이 같은 대기업을 넘어 중소기업에까지 미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중국 증시에 상장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중국 기업들은 나스닥을 비롯한 외국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중국 중소기업들의 투자 유치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은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집행하는데, 상장이 쉽지 않아진 기업에 투자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뉴욕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4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중 회계 기준을 지키지 않는 곳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렸던 루이싱(러킨)커피는 최근 회계부정 스캔들을 일으키며 나스닥 퇴출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이 같은 견제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자국 기업들에 나스닥 대신 다른 나라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권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최근 상하이증시와 런던증시의 교차 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콩증시도 가능한 선택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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