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피자가게에서는 24달러, 배달 앱 도어대시에서는 16달러"

미국의 한 피자가게 주인이 음식배달 앱에서 자기가 판매하는 피자를 더 싸게 구매해 차익을 낸 이야기가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에 19일 소개됐다.

콘텐츠 전략가 겸 작가인 라얀 로이 씨는 최근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뉴스레터에 썼다. 그 친구는 어느날 자신의 피자가게가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에 등록돼 있는데 피자 가격을 더 싸게 책정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도어대시가 경쟁업체들을 물리치기 위해 파격적으로 싸게 가격을 책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피자는 오프라인 가게에서는 24달러에 판매하고 있는데 도어대시는 가격을 16달러로 등록해놨다. 그 순간 피자가게 주인은 내 피자를 도어대시에서 내가 직접 사는 방식으로 '차익 거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누군가가 도어대시에서 피자 한 판을 사는 데 16달러를 지불한다. 하지만 도어대시는 그 피자가게에 24달러를 지불한다. 그렇다면 피자가게 주인은 하루 종일 도어대시에서 자신의 피자를 직접 주문해야 한다. 피자 한 판에 8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는 것이다.'


피자가게 주인은 정말로 10개의 피자를 주문해 봤다. 효과가 있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벤처 자금줄에서 나온-도어대시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했다-돈이 로이 씨의 친구인 피자가게 주인 계좌로 원활하게 이체됐다. 비슷한 방식으로 다른 거래도 해봤다. 피자 반죽을 주문하는 데도 75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로이 씨는 도어대시가 작년에 4억5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봤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배달 회사들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엄청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어대시 같은 음식배달 앱은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버가 인수를 추진 중인 그럽허브 역시 지난 3개월간 334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유통 업체들은 배달 분야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버지는 "배달 앱이 규모의 경제에만 치중하다 보면 전체 산업이 붕괴하거나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