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빈곤층 거주지역에서 시위대·경찰 충돌
긴 봉쇄에 생활고 가중 칠레 빈민들 "먹을 게 없다" 시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가 길어지며 생활고가 심해진 칠레 저소득층들이 정부의 지원 부족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18일(현지시간) 엘메르쿠리오 등 칠레 언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산티아고 남부 엘보스케에서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식량 부족 등을 호소했다.

시위대는 돌을 던지거나 쌓아놓은 나뭇더미에 불을 붙이는 등 거세게 항의했고, 경찰도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강하게 진압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펼쳐졌다.

엘보스케는 산티아고에서 저소득층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째 봉쇄 상태다.

봉쇄 이후 일자리가 끊긴 주민들은 식량난을 겪게 됐다.

거리로 나온 한 시민은 CNN 칠레에 "먹을 것을 요청하러 나왔다.

아무런 해법도 주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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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주민은 "사람들이 먹을 게 없다.

물만 먹고 살아야 하느냐"며 "집도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은 도대체 어디서 격리를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사디 멜로 엘보스케 구청장은 현지 방송에 "최근 주민들로부터 식량 지원 요청을 매우 많이 받았다"며 "굶주리고 일자리도 없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청 측은 가장 어려운 가구를 중심으로 구호물품 2천 개를 배포했다며 중앙정부를 향해 더이상 지자체에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번 주말과 다음 주초 사이에 식량과 청소도구 등을 담은 구호품 250만 세트를 가정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현재 칠레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6천59명, 사망자는 478명이다.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산티아고 내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역별로 실시되던 강제격리가 지난 13일부터 산티아고 전역으로 확대됐다.

긴 봉쇄에 생활고 가중 칠레 빈민들 "먹을 게 없다" 시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