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8만명을 넘었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됐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5개 지역에서 970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누적 확진자는 28만1752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 9200명으로 지난 1일(7933명)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뒤 이날 다시 9000명대로 돌아왔다. 수도 모스크바에선 3855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확진자가 14만2824명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907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51명, 중부 니줴고로드주에서 281명 등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동안 94명이 늘면서 2631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여전히 0.9%대로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정부 대책본부는 현재까지 확진자 중 6만7373명이 완치됐다며 지난 하루 동안 4207명이 퇴원했다고 밝혔다. 전체 확진자의 24%가 완치된 셈이다.

검진 검사는 하루 동안 30만건을 기록, 전체 검사 건수는 690만건으로 늘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지 보건당국이 대규모 검진 검사를 시행하면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3일 1만633명으로 1만명을 처음 넘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지난 7일(1만1231명)·10일(1만1012명)·11일(1만1656명) 사흘 동안 1만1000명대로 증가하며 정점을 기록했다. 12일 다시 1만명 대로 내려온 후 9000~1만명대를 보이고 있다.

현지 당국은 신규 확진자는 한동안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다 서서히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의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는 "하루 신규 확진자 증가가 거의 멈췄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름철에도 방역 제한 조치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현재 스페인(27만7719명)을 넘어 미국(151만286명)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집계됐다.

러시아 정부는 감염증 증가세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역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해제해 나갈 방침이다.

감염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 등은 건설·제조업 분야 업체의 조업 재개는 허용했지만, 주민 자가격리와 쇼핑몰·카페·식당 폐쇄 등 제한 조치는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상점 등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장갑 착용도 의무화했다.

모스크바시는 지난 15일부터 주민들의 무료 항체 생성 여부 검사를 시작했다. 2~3주 뒤부턴 인터넷으로 예약한 뒤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모스크바시는 주민 항체 검사 결과를 제한 조치의 해제 수준을 판단하는 데 이용할 계획이다.

한편, 예브게니 디트리흐 러시아 교통부 장관은 외국의 전염병 상황을 주시하며 오는 7월께 국제선 항공편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지난 3월27일부터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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