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항셍지수가 지수 편입 종목 기준을 변경했다. 대규모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과 샤오미 등 신흥 정보통신(IT)기업을 편입해 지수 내 종목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이날 항셍지수에 2차상장 기업과 종류주 발행기업을 편입하도록 기준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종류주란 차등의결권 주식 등 의결권 행사나 이익 배당 등에 대한 내용이 보통주와 다른 주식을 뜻한다. 당국은 8월 지수부터 이같은 변화를 반영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이 홍콩 항셍지수의 금융주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항셍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약 절반이 금융기업이다.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본토 등 각국 증시 대표지수에서의 금융기업 비중 평균(15%)을 크게 웃돈다.

이는 그간 홍콩거래소의 기존 기준 때문에 여러 대형 IT기업이 항셍지수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알리바바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2014년 첫 기업공개(IPO) 때 홍콩 증시 상장을 검토했지만 당시 홍콩거래소가 차등의결권 주식을 인정하지 않아 홍콩 대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대어’를 놓친 홍콩거래소는 2018년 차등의결권 등 종류주 기업 상장 허용을 비롯해 대대적인 제도 개혁을 벌였고, 알리바바는 작년 11월 홍콩거래소에 2차상장했다. 그러나 당시 항셍지수는 종류주 발행기업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유지해 알리바바가 항셍지수 집계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ATMX’로 통하는 중국 4대 인터넷 대기업이 항셍지수에 모두 편입될 가능성이 확 높아졌다. A는 알리바바, T는 텐센트, M은 중국 최대 음식 배달 사이트인 메이투안 디엔핑, X는 샤오미를 뜻한다. 이중 항셍지수 종목은 텐센트 뿐이다. 나머지 기업은 종류주를 발행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