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체 "차기 내각 인사관련 총통부 내부 문건 등 유출"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집권2기 취임식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만 총통부가 중국발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대만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취임식 앞둔 대만 총통부, 중국발 추정 해킹 공격받아"
자유시보와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통과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의 4월 면담 시 참모가 준비한 자료를 저장해 놓은 컴퓨터 등이 15일 해킹 공격을 받아 일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문건 중 3건은 지난달 수요일인 1일, 8일, 22일로 날짜가 명시되었으며 차이 총통과 쑤 원장이 매주 수요일 정오께 만나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눈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에 출범하는 차기 내각 인사에 대한 총통부 내부의 의견도 포함됐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이에 따라 총통부는 16일 내정부 경정서(警政署)에 신고해 인터넷 프로토콜(IP) 조사에 나서도록 했으며, 대만의 국가안보를 유지하고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기구인 법무부 산하 조사국도 이번 조사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 15일 대만의 일부 매체는 개각과 관련한 인사 파일이 첨부된 '총통부 서류'라는 이메일을 1시간 간격으로 2차례 받았다.

빈과일보는 이메일을 받은 일부 매체는 장난이라고 생각해 무시했지만, 다른 일부 매체는 총통부 관계자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모른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총통부가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전날에도 개인 정보가 노출된 각 부처의 인사 추천 명단이 포함된 또 다른 이메일을 대만 매체가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 안보 관계자는 이번 해킹 공격이 중국 네티즌의 소행으로 보인다면서 해킹된 정보를 의도적인 목적의 정보로 재가공한 뒤 언론에 발송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오는 20일 차이 총통의 취임식을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의로 가짜 뉴스와 진짜 뉴스를 교묘히 섞어 대만 사회에 혼란을 가중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 업무용 망과 외부 인터넷망이 분리된 총통부에서 한 참모가 개인 컴퓨터를 외부 인터넷망에 연결해 사용하다 해킹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가오훙안(高虹安) 민중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해커가 총통부 명의로 이메일을 기자에게 보낸 것으로 볼 때 총통부 전자메일이 해킹을 당했고, 메일 서버가 모두 노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현재 방어가 가장 어려운 지능형지속보안위협(APT) 공격을 계속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대만의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CPC), 대만플라스틱석유화학(FPCC)과 반도체 기업인 파워테크테크놀로지(PTI)가 중국발로 추정되는 랜섬웨어(시스템에 침투해 중요 파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