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 민감한 업종입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엄격한 프로토콜과 대응 매뉴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안드레아 보라뇨 알칸타라 S.p.A 회장(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50년 전통 이태리 명품 소재 기업은 어떻게 코로나19 극복했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셧다운 명령에도 18일 만에 공장 가동을 재개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토콜과 대응 매뉴얼 신속히 마련한 결과”라며 이렇게 말했다. 알칸타라 S.p.A는 197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설립된 글로벌 명품 소재 제조업체다. 주력 제품인 `알칸타라`는 부드러운 촉감과 강한 내구성을 동시에 지닌 고급 소재로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 슈퍼카 내장재를 비롯해 가전제품, 패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보라뇨 회장은 1990년에 알칸타라에 입사해 1998년 미국 소재기업 TUA의 CEO를 역임했다. 2006년부터는 알칸타라 S.p.A의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알칸타라 S.p.A는 이탈리아 북부 움브리아 네라몬토로에 종사자 500인 규모의 소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3월 23일부터 18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동차, 패션 및 가구사업 등 자국 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월 23일부터 약 두 달간 임시 휴업을 명령해서다.

알칸타라 소재 제품이 방위사업에도 쓰이는 까닭에 네라몬토로 공장은 임시 휴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보라뇨 회장은 자발적으로 임시 휴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무리하게 제품 납기일을 맞추는 것보다 임시휴업에 동참하는 것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네라몬토로 공장은 지난달 14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보라뇨 회장은 “임시 휴업 기간에 코로나19에 대응한 프로토콜과 대응 매뉴얼을 신속히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약 2주간 생산시설에 대한 집중 방역·살균을 진행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드라이브스루 검사소, 직원 정기 검진 계획 시스템, 지역 보건당국과 연계한 혈청검사 시스템 등을 마련해 현재 시행 중이다”고 했다.
알칸타라 네라몬토로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조업 중인 근로자들.
알칸타라 네라몬토로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조업 중인 근로자들.
보라뇨 회장은 신속한 생산 정상화를 이룬 배경에 대해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알칸타라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유럽 안전보건경영시스템(OHSAS 18001) 획득하는 등 사업장 내 전 직원이 참여해 발생 가능한 사고·재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임시 휴업 기간에 신속히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역 보건당국과 협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알칸타라는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생산 일정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며 알칸타라 섬유소재를 활용한 마스크 제조업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보라뇨 회장은 “이달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준비 또한 병행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